14 3월 2025

오타니 쇼헤이, 연봉 97% 10년 뒤 지급… 다저스의 선택은?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일본)가 LA 다저스와 체결한 10년 7억 달러(약 9,240억 원) 규모의 계약에서 연봉의 대부분을 계약 종료 이후 받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연간 7,000만 달러의 연봉 중 6,800만 달러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에 걸쳐 무이자로 지급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례 없는 연봉 지급 유예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수령액 200만 달러, 신인급 연봉 수준

이로 인해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뛰는 10년 동안 실제로 받는 금액은 연평균 200만 달러(약 26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신인급 선수의 연봉 수준이며, 올해 KBO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30)이 수령하는 20억 원과 비슷한 금액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봉 지급 시점을 감안하면 7억 달러의 현재 가치가 약 4억 6,000만 달러에 해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우승을 향한 오타니의 결단

이 같은 파격적인 계약 구조를 선택한 이유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 6년간 LA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MVP급 활약을 펼쳤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다저스에서 우승 도전에 집중하기 위해 구단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해진다.

다저스의 전략적 이점

다저스 입장에서도 오타니의 연봉 지급 유예는 큰 이점이 된다. 7,000만 달러 대신 200만 달러만 지급하게 되면서 추가로 슈퍼스타급 선수를 영입할 여력이 생겼으며, 연봉 총액이 일정 수준(2억 3,700만 달러)을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사치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참고로 다저스의 올해 총 연봉 지출은 2억 6,720만 달러였다.

또한, 오타니의 연봉 지급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세금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소득세율(13.3%)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오타니가 계약 종료 후 다른 지역에서 연봉을 지급받는다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논란이 되는 계약 방식

그러나 이러한 계약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팀들이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거액 계약을 남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노사 협약(CBA)에서는 특정 선수 계약에 대한 연봉 지급 유예 총액이나 비율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이번 계약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점이 강조된다.

오타니와 다저스의 계약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독특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과연 이 선택이 오타니와 다저스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