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가 통산 100번째 투어 타이틀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의 시선은 오히려 더 큰 목표, 즉 25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에 맞춰져 있다. 마이애미 결승에서 떠오르는 신성 야쿠브 멘식에게 아쉽게 패한 이후, 조코비치는 클레이코트 시즌을 모나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시작한다. 첫 상대는 지난해 로마 대회에서 단 5게임만 내주고 조코비치를 꺾었던 알레한드로 타빌로다.
조코비치는 지난 8월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 성격의 대회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꺾고 99번째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아직도 100번째 타이틀을 기다리고 있다. 과거 로저 페더러 역시 2018년 10월 스위스 인도어스에서 99번째 우승을 거둔 후, 2019년 3월 두바이 챔피언십까지 5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라파엘 나달은 통산 92개의 타이틀을 보유한 채 은퇴했다.
조코비치에게도 100번째 타이틀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치 크리켓 경기에서 99점을 기록한 타자가 마지막 1점을 향해 신경이 곤두서는 순간처럼 말이다. 모두가 우승을 당연시할수록, 정작 본인에겐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법이다. 특히 조코비치는 마이애미 결승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첫 서브 성공률도 80%에 육박했지만, 안구 감염이라는 변수가 그의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쳤다.
“99번째 타이틀을 딴 이후로는, 언제나 ‘100번째 특별한 우승’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해왔습니다,”라고 조코비치는 마이애미 준결승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를 꺾은 뒤 밝혔다. “상하이 결승도 올라갔었고, 호주 오픈에서는 4강까지 갔죠. 계속해서 그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큰 무대에서는요.”
하지만 모나코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조코비치에게 있어 ‘그 큰 무대’는 아니다. 그는 최근 클레이코트보다 하드코트에 더 익숙해져 있으며, 마지막 몬테카를로 우승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랭킹 5위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기보다는, 슬램을 위한 워밍업 무대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조코비치가 진정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25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이다. 페더러는 36세이던 2018년 호주오픈에서 20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거두며 12개월 만에 3개의 메이저를 들어올리는 화려한 복귀를 완성했다. 조코비치 역시 같은 나이로 2023년 US오픈에서 마지막 슬램 우승을 차지했고, 여전히 큰 대회에서 정상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2023년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패배하기 전, “36세는 이제 새로운 26세”라며 농담을 던질 정도로 자신감도 여전하다. 결국 조코비치에게 중요한 것은 ‘어디서 100승을 하느냐’가 아닌, ‘얼마나 오래 정상을 지키느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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